[매일경제] 작당 이태호 대표 칼럼 ③ <당구장에서 청춘시절 소환하는 시니어들>
- 작성일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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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벤처人 `이태호의 당구칼럼`
최근 당구장은 "시니어"들의 사교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 당구장은 고교동문들의 아지트, 커뮤니티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 희끗희끗한 동문끼리 1주일에 한두번씩 만나 당구도 치고, 회포를 풀곤한다.필자 회사의 매장 점주 약 80%는 퇴직예정자 혹은 퇴직 3년 내외의 퇴직자들이다.
50대 중후반에서 60대 초반인 그들은 수십년 동안 현장일선에서 열심히 경제활동한 후 분들이다. 그들이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 시작한 인생2막이, 바로 청춘시절 즐겨 치던 ‘당구’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당구 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이 현재 제2의 당구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에게 당구는 젊은 시절 유일한 오락이었다.
필자회사 포항점 점주는 “친구들 사이에서 은퇴 이후 당구장 운영은 로망이자 꿈이라고 한다. 나는 그 꿈을 이뤘고 친구들은 그런 나를 무척 부러워한다”고 말한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서울 강남역점의 점주는 “당구는 치열했던 젊은 시절 향수가 배어있다. 축하할 일이 있거나 위로해야 할 일, 스트레스 풀어야 할 때 동료들과 당구장을 찾았다. 이제는 내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추억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중년 남성들에게 당구장 창업이 퇴직이후 인생2막의 핫한 아이템으로 떠으르고 있다. 앞의 포항점주 얘기대로 중년 남성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얼마전 서울 시내 당구장을 방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오전 11시께 종로3가에 있는 국일관 당구장을 갔는데, 시니어 손님들로 꽉차 있었다. 40여대 당구테이블을 갖춘 대규모 당구장임에도 불구하고 빈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이런 모습은 오후 5시까지 지속됐다.
그야말로 당구장이 시니어들의 사교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당구장은 고교동문들의 아지트, 커뮤니티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머리 희끗희끗한 동문끼리 1주일에 한두번씩 만나 당구도 치고, 회포를 풀곤한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마땅히 즐길거리도 없고, 그럴 공간도 없다. 실외활동으로는 등산을 첫손가락으로 꼽는다면, 실내활동으로는 당구 외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접근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당구만한 게 또 있을까.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노인복지관에 당구장을 설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치매예방이나 노인들의 생활체육으로 적격이라고 하는데, 당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당구장 운영방식에서도 ’시니어‘바람이 불고 있다.
일명 킬링타임(오전타임대)에 시니어층을 끌어들이기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당구장은 ’경로우대‘ 요금을 적용, 정상요금에서 30%정도 할인해주기도 한다. 은퇴 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시니어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다.
이런 경영방식은 당구장 점주나 시니어 손님 모두에게 ‘윈윈’모델이다. 시니어는 적은 비용으로 여러 명이 시원한 실내에서 취미할동을 즐길 수 있다. 당구장 경영측면에서는 오전의 빈 시간을 활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다보니 당구장 점주들이 시니어손님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당구장에 따라서는 시니어들이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젊은시절 당구를 즐겼던 시니어들이 다시 당구장 창업과 당구장 손님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인생 2막에 당구가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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